청와대가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대법원에 새 후보자 제청을 요청했다. 김성수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예정대로 제출하기로 해 두 후보자의 후속 절차가 갈리게 됐다.

손봉기 후보 동의안은 국회에 보내지 않기로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8일 공식 브리핑에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가 제시한 핵심 사유는 제청 과정의 절차 문제다. 지난 1월 후보추천위원회 추천 이후 7개월 넘게 제청이 이뤄지지 않았고, 8월 18일 사전 협의가 없는 상태에서 서면 제청이 전달됐다는 설명이다.
청와대 “제청권과 임명권은 상호 존중해야”
청와대는 헌법 제104조 제2항을 근거로 대법관 임명 절차가 대법원장의 제청, 국회의 동의, 대통령의 임명으로 나뉜다고 짚었다. 서로 다른 헌법기관이 권한을 나눠 갖는 만큼 어느 한쪽의 판단만으로 절차가 완결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인사들에게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을 개별적으로 타진한 사실도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켰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과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요구에 부합하는지도 검토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후보 임명동의안은 예정대로 제출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다른 결정을 내렸다. 청와대는 사전 협의를 거쳐 의견이 모인 만큼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28일 국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손 후보자 자리는 대법원장의 재제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 청와대는 대법관 공석이 길어져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신속히 후속 절차를 밟아 달라고 요청했다.
재제청 요청 둘러싼 정치권 공방
이번 결정은 대법관 제청권과 대통령 임명권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여권과 야권은 절차적 정당성과 삼권분립의 의미를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현재 확정된 행정 절차는 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제출되지 않는다는 점과 김 후보자의 동의안은 국회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손 후보자 후임 제청의 시기와 대상은 대법원의 후속 판단에 따라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