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펍서 메타 스마트안경 촬영 제한…350개 영상 분석이 던진 경고

레이밴 메타 1세대 스마트안경과 충전 케이스. 사진: CCadio / Wikimedia Commons (CC BY 4.0)

안경테에 카메라를 넣은 스마트안경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촬영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려운 장소에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의 대형 펍 체인 JD 웨더스푼은 고객과 직원을 동의 없이 촬영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원칙에 따라 매장 안에서 메타 스마트안경의 카메라를 끄도록 요구하고 있다.

팀 마틴 웨더스푼 최고경영자는 스마트안경이 은밀한 촬영을 가능하게 해 펍의 기본 규칙과 상식에 어긋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영국의 일부 음식점과 극장도 비슷한 이유로 촬영 기능 사용을 제한하거나 기기를 벗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휴대전화보다 알아채기 어려운 촬영

메타 스마트안경은 안경테에 광각 카메라와 마이크를 넣어 착용자의 시선에 가까운 장면을 촬영한다. 녹화할 때 전면의 작은 표시등이 깜빡이지만, 휴대전화를 직접 들어 촬영하는 모습보다 주변 사람이 즉시 인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시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촬영 대상의 동의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술집이나 공연장처럼 사람들이 오래 머물고 대화하는 공간에서는 기기 사용자의 편의보다 다른 이용자의 사생활을 우선하는 자체 규칙이 빠르게 만들어지는 모습이다.

2025 BILD Expo에 마련된 레이밴 메타 스마트안경 전시 부스
2025 BILD Expo의 레이밴 메타 전시 부스. 사진: Tzim78 / Wikimedia Commons (CC BY 4.0)

350개 게시물에서 드러난 위험

호주 시드니대의 몰입형 기술 거버넌스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밀리카 스틸리노비치 박사는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관련 게시물 350개 이상을 분석하고 있다. 분석 대상은 이른바 ‘픽업 아티스트’ 계정들이 스마트안경으로 낯선 여성에게 접근하는 장면을 촬영해 올린 콘텐츠다.

연구진은 거리와 체육관, 일터, 해변 등에서 상대방이 촬영 사실을 충분히 알기 어려운 상태로 영상과 음성이 기록된 사례를 확인했다. 게시물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촬영 대상이 모욕적인 댓글이나 신상 노출, 추가 괴롭힘에 노출될 가능성도 문제로 지목됐다.

기술보다 먼저 정리해야 할 동의 기준

공공장소 촬영의 허용 범위는 지역 법률과 장소 규정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촬영이 가능하더라도 얼굴과 대화가 식별되는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는 행위까지 자동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매장 운영자는 출입 조건으로 촬영 제한을 둘 수 있고, 이용자는 해당 규칙을 따라야 한다.

스마트안경 사용자는 녹화 전 주변 사람에게 촬영 목적을 알리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안전하다. 거부 의사가 확인되면 즉시 촬영을 멈추고, 이미 기록된 영상은 게시하지 않는 원칙도 필요하다. 착용형 카메라가 일상화될수록 기기 성능보다 명확한 동의 절차가 신뢰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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