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정년이 60세로 정해져 있어도 많은 중장년층이 생애 가장 오래 일한 직장에서는 그보다 훨씬 일찍 물러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뒤 다시 취업하더라도 고용 형태와 직무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취업자 수만으로는 중장년 고용의 현실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년보다 약 10년 빠른 주된 일자리 이탈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중장년층 사회보장정책 연구과제는 공식 마이크로데이터와 집계자료를 바탕으로 50~64세가 마주한 고용·소득·사회관계 위험을 살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은 정책 참여 건수뿐 아니라 중장년층의 실제 생활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인용된 국가 통계를 보면 55~64세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평균 연령은 49.4세였다. 법정 정년과 비교하면 약 10년 이른 시점으로, 정년 제도와 실제 노동시장 이탈 시기 사이의 간격이 크다는 뜻이다.
2024년 경제활동인구 고령층 부가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55~59세 응답자가 생애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떠난 평균 나이는 46.6세였다. 60~64세 응답자의 평균은 51.6세로 집계됐다.
재취업 여부보다 일자리의 질 함께 봐야
주된 일자리에서 나온 뒤에는 임시·일용직과 단순노무직 비중이 높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특히 50대 중후반부터 기존 경력과 연결된 안정적인 일자리보다 고용 기간이 짧고 임금이 낮은 일자리로 옮기는 사례가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고용률만으로 정책 성과를 판단하면 연령대별 차이를 놓칠 수 있다. 50~54세와 55~59세의 고용률 격차,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비중, 주된 일자리 유지율과 근속기간을 함께 살펴야 실제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일자리와 소득뿐 아니라 도움을 청할 관계망이 있는지, 주거와 일상생활에 제약이 있는지도 정책 지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기 퇴직 뒤 고용 불안과 사회적 고립이 겹치지 않도록 재취업 지원의 질과 사회안전망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