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도에는 현재 알려진 분포가 섬 안에 집중된 도롱뇽이 산다. 학명은 ‘히노비우스 거제엔시스(Hynobius geojeensis)’. 겉모습만으로 다른 국내 도롱뇽과 구별하기 쉽지 않지만, 유전 계통과 형태 측정에서는 독립된 종으로 확인됐다.
이 종을 정식으로 기술한 연구는 국제 학술지 ‘Animals’ 2021년 1월호에 실렸다. 논문 저자들은 거제도롱뇽을 포함해 기존에 후보 계통으로 남아 있던 한반도 도롱뇽 3종을 새 종으로 기재했다.

329마리 비교가 가려낸 독립 계통
연구진은 한반도에 분포하는 도롱뇽속 7개 계통에서 확보한 표본 329마리의 신체 비율과 형태를 비교했다. 앞선 유전 연구에서 갈라진 계통으로 확인됐지만 종 지위가 정리되지 않았던 집단들이 실제 형태에서도 서로 구분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서다.
분석에서는 섬과 육지라는 환경 차이, 다른 계통과 서식 범위가 겹치는지 여부가 몸의 형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변이가 있어도 7개 계통 사이의 형태 차이가 통계적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색이나 무늬처럼 눈에 보이는 특징 하나만으로 종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거제도롱뇽은 분자 자료와 여러 신체 치수를 함께 검토한 뒤 별도 종으로 기술됐다.
거제에서 채집한 표본이 기준이 됐다
논문에 제시된 기준표본은 2011년 4월 거제시 거제면에서 채집된 성체다. 연구진은 머리와 몸통, 팔다리, 꼬리 등의 치수를 기록하고 여러 방향의 표본 사진을 남겨 이후의 종 동정 기준으로 삼았다.

거제도롱뇽은 분포 범위가 가장 중요한 구분 단서다. 다만 거제 북부에서는 다른 신종인 남방도롱뇽 계통과 일부 서식 범위가 겹치기 때문에, 위치만으로 모든 개체를 확정할 수는 없다.
번식 장소는 자연 습지뿐 아니라 농업용 습지에서도 확인됐다. 논문 속 현장 사진에는 계곡과 물이 고인 농경지 주변, 성체와 알이 함께 제시돼 이 종이 이용하는 서식 환경을 보여준다.
좁은 서식 범위가 남긴 보전 과제
연구진은 새로 기술한 3종 모두 분포 범위가 매우 좁다고 평가하며 생존을 위한 보전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지역에 분포가 집중된 종은 습지 정비나 수질 변화처럼 제한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거제도롱뇽을 둘러싼 핵심은 ‘희귀하다’는 표현보다 확인된 범위와 생태 조건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있다. 장기적인 개체 수 조사와 번식지 관찰이 쌓여야 실제 감소 추세와 필요한 보호 수준도 판단할 수 있다.
2021년 원기재 논문은 거제도의 고립된 환경이 한반도 도롱뇽 다양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새 종의 발견이 끝이 아니라 서식지와 개체군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출발점이라는 점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