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금융 플랫폼 리볼루트가 미국에서 자체 은행을 세우기 위한 첫 규제 관문을 넘었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2일(현지시간) ‘리볼루트 뱅크 US’의 전국 단위 은행 설립 신청에 예비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다만 이번 결정은 곧바로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리볼루트는 예금보험 가입과 자본 확충 등 OCC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한 뒤 최종 승인을 받아야 문을 열 수 있다.
조건부 승인일 뿐 영업 허가는 아직
OCC 결정문에 따르면 리볼루트는 지난 3월 10일 은행 설립을 신청했다. 본점 예정지는 코네티컷주 스탬퍼드이며, 별도 지점 없이 디지털 방식으로 예금·대출·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국 단위 은행을 구상했다.
최종 승인 전에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험을 확보하고 연방준비은행 주식을 인수해야 한다. 설립 준비 비용을 뺀 초기 납입자본도 최소 9500만달러를 유지해야 한다.
문을 연 뒤 첫 3년 동안에는 10% 이상의 기본자본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 예비 조건부 승인은 연장되지 않으면 18개월 뒤 효력을 잃으며, 소매 외환 업무는 OCC의 추가 이의 없음 확인 전까지 제안 업무에서 제외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제3자가 발행…은행은 고객 접근·보관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역할도 구분됐다. OCC에 제출한 계획상 리볼루트 브랜드의 스테이블코인은 제3자가 발행하며, 새 은행은 발행 주체가 되거나 준비금을 관리하지 않는다.
새 은행은 상품 소개와 고객 접근을 맡고, 디지털 자산 보관은 계열 기술회사를 통해 제공한다. 관련 활동은 전체 수익과 대차대조표에서 각각 2%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객은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해외 송금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리볼루트 측은 관련 법률의 시행 시점에 맞춰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OCC에 밝혔다.
파트너 은행 기반에서 자체 은행 체제로
리볼루트는 그동안 미국에서 파트너 은행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자체 은행이 출범하면 예금과 신용상품, 결제 서비스를 직접 운영할 수 있어 비용과 운영 효율을 개선할 여지가 생긴다.
계획에는 예금·신용·지급결제와 디지털 자산 관련 서비스가 포함됐다. 다만 디지털 자산 보관은 계열사를 통해 이뤄지고, 이 분야가 은행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제한적으로 설정됐다.
핵심은 ‘미국 은행 설립 확정’이 아니라 ‘조건을 전제로 한 설립 준비 허가’라는 점이다. FDIC 예금보험과 OCC 최종 승인이 남아 있는 만큼, 소비자가 당장 리볼루트 명의의 미국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