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전 축구협회장 12시간 피의자 조사…홍명보 선임 개입 부인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약 12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2일 정오께부터 밤 11시 35분까지 정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와 관련해 당시 감독 선임 절차와 정 전 회장의 역할을 살펴보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조사실에 들어갈 때와 조사를 마친 뒤 모두 부당한 개입이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기자회견장 단상 앞에 여러 방송사 마이크가 놓여 있는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한 언론 브리핑 자료사진 / Yunus Erdogdu·Pexels

조사 전후 “부당 개입한 건 전혀 없다”

정 전 회장은 밤늦게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개입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휴대전화 교체 관련 의혹을 묻는 질문에도 이를 부인했다.

그는 조사에 앞서서도 “부당 개입한 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제기된 의혹과 정 전 회장의 반박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확인하는 쟁점은 회장 직책의 영향력이 감독 후보 추천과 이사회 승인 과정에 부당하게 작용했는지 여부다. 협회 임원이나 이사들에게 특정 결론을 내도록 압력을 행사했는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와 모니터가 놓인 빈 회의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회의실 자료사진 / Werner Pfennig·Pexels

2024년 고발 뒤 서울경찰청으로 넘어간 사건

수사는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2024년 7월 정 전 회장 등을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고발장에는 강요·협박·업무방해·업무상 배임 등 여러 혐의가 적시됐지만, 이는 수사기관의 판단이 끝난 확정 사실을 뜻하지 않는다.

종로경찰서는 정 전 회장과 당시 협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제기된 8건의 고발 사건을 맡아 조사했다. 사건은 올해 7월 1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이송됐고, 서울청은 8월 6일 대한축구협회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후 경찰은 전력강화위원과 이사회 관계자들을 불러 후보 검토부터 최종 승인까지의 흐름을 조사했다. 홍 전 감독은 8월 4일 조사에서 자신의 선임 과정과 관련해 정 전 회장과 별도로 연락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부인했다.

푸른 잔디와 관중석이 보이는 빈 축구 경기장
기사 내용과 무관한 축구 경기장 자료사진 / Kampus Production·Pexels

문체부 감사 지적과 형사책임은 별개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년 11월 5일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하며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문체부의 공식 지적이 나온 뒤에도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은 이어졌다.

다만 문체부가 지적한 절차상 문제가 곧바로 형사책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은 정 전 회장의 지시나 압력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실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관련자 진술과 협회 내부 자료가 서로 맞는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이번 장시간 조사는 의혹의 핵심 당사자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와 정 전 회장, 홍 전 감독, 협회 관계자들의 진술을 대조한 뒤 향후 처분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축구장에서 전술판을 보며 상의하는 두 지도자
기사 내용과 무관한 축구 지도자 자료사진 / Franco Monsalvo·Pexels

대표팀은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로

대표팀 운영은 이미 새 임시 체제로 넘어갔다. 대한축구협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페인 출신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을 남자 국가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알렸다.

협회가 새 지도자 선임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과거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수사는 별도로 계속된다. 이번 사건의 결론은 조사 내용과 증거를 토대로 수사기관이 판단해야 하며, 정 전 회장은 현재까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축구장 잔디 위에 훈련용 공과 콘이 놓인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한 축구 훈련 장비 자료사진 / MESSALA CIULLA·Pexels

경찰이 추가 소환이나 보강 수사에 나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감독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협회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컸던 만큼 향후 수사 결과에도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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