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일본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합작 거점의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아직 공장 설립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며, 전력과 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부지 판단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8월 31일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일정 중 블룸버그와 만나 이런 구상을 밝혔다. 블룸버그는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와 생산비를 함께 고려해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보 지역·파트너·투자 일정은 미정
검토 범위는 일본의 특정 지역으로 좁혀지지 않았다. 전력과 산업용수가 충분한 지역이라면 후보가 될 수 있지만, 합작 파트너와 투자 규모, 착공 시점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발언은 일본 공장 건설을 확정한 발표가 아니라 사업성을 따져보는 단계로 보는 것이 맞다. 실제 투자가 진행되려면 파트너 선정과 부지·인프라 검토, 지원 조건 확인, 사내 승인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한일 경제계는 반도체 협력 확대에 뜻 모아
대한상공회의소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이날 센다이 회의에는 한국 기업인 16명과 일본 기업인 12명이 참석했다. 양국 회장단은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AI·반도체·클린에너지 등 미래산업 협력을 넓히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최 회장은 양국이 가진 산업·기술의 강점을 연결해 더 큰 시장과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경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본 생산거점 검토도 이런 협력 논의와 맞물려 있지만, 공동성명 자체가 개별 공장 투자를 승인하거나 확정한 것은 아니다.

미국 HBM 거점은 이미 착공
SK하이닉스는 일본 구상과 별도로 미국 생산망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8월 27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4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AI 메모리 첨단 패키징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디애나 공장은 2028년 10월 클린룸을 열고 2029년 하반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양산을 시작하는 일정이 제시됐다. 반면 일본 계획은 입지와 파트너조차 정해지지 않은 초기 검토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투자안이 공개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