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 안전성 논쟁…테더 CEO·BIS 평가 엇갈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은행예금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안전하고 미래의 결제 수단에 적합한지를 두고 국제결제은행(BIS)과 테더 최고경영자(CEO)가 서로 다른 평가를 내놨다.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 BIS 사무총장은 8월 28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에서 토큰화 예금을 더 유망한 기반으로 평가했고,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CEO는 30일 공개 게시물로 이를 반박했다.

여러 종류의 가상자산 모형 코인이 배열된 자료사진
여러 종류의 가상자산 모형 코인이 배열된 자료사진. 사진: DS stories / Pexels

“100% 준비자산 대 10% 유동자산”…테더 CEO가 제기한 주장

아르도이노 CEO는 스테이블코인을 미국 국채 같은 유동자산으로 100% 준비된 수단이라고 표현했다. 반면 토큰화 은행예금은 통상 유동자산을 10%만 보유한 무보험 예금이라고 주장하며, 사람들이 완전 준비된 스테이블코인 대신 부분지급준비 방식의 상품을 선택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은행 체계의 약점을 드러내기 때문에 BIS가 우려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다만 ‘100%’와 ‘10%’는 아르도이노 CEO가 자신의 비교 구도에서 제시한 수치다. 모든 스테이블코인의 안전성을 보증하거나 모든 은행예금의 유동성 수준을 동일하게 설명하는 독립적인 결론은 아니다. 은행은 예금을 바탕으로 대출을 공급하면서 중앙은행 유동성, 건전성 규제와 정리 제도 등으로 운영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준비자산의 구성과 만기, 보관 방식, 상환 조건에 따라 위험이 달라진다. 서로 다른 구조를 단일 비율만으로 비교하면 실제 위험을 놓칠 수 있다.

은행 내부의 대형 금고 문이 열린 모습의 자료사진
은행 내부의 대형 금고 문이 열린 모습의 자료사진. 사진: Connor Scott McManus / Pexels

BIS는 ‘화폐의 단일성·상호운용성·건전성’을 기준으로 평가

데 코스 사무총장은 공식 연설에서 신뢰받는 화폐 체계의 핵심으로 공통된 가치 단위와 중앙은행 화폐로 액면가 상환되는 ‘화폐의 단일성’을 들었다. 여기에 정상 상황과 위기 때 결제를 뒷받침할 유동성의 탄력성, 서로 다른 플랫폼 사이의 상호운용성, 자금세탁 방지 등을 포함한 금융 건전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BIS는 현재의 스테이블코인이 이 기준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한다고 봤다. 서로 다른 코인과 블록체인 사이에서 액면가 교환이 항상 보장되지 않고, 여러 네트워크가 분절돼 있으며, 자기수탁 지갑을 통한 거래는 자금세탁 방지 규정 적용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이유다. 중앙은행 유동성이나 예금제도와 같은 안전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대규모 상환 요구가 발생하면 준비자산 매각이 금융시장으로 번질 가능성도 지적했다.

토큰화 예금도 아직 완성된 해법은 아니다

BIS는 토큰화 예금이 감독받는 은행 체계 안에서 중앙은행 화폐로 최종 결제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여러 은행과 국가를 연결하는 상호운용 체계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고, 은행별 폐쇄형 네트워크가 늘어나면 규모가 작은 금융기관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24시간 작동하는 시스템에서 예금이 더 빠르게 빠져나갈 가능성도 추가 안전장치가 필요한 이유로 제시했다.

연설의 결론도 한쪽의 전면 퇴출이 아니라 역할을 나누는 공존에 가깝다. BIS는 일상 결제와 도매 결제의 중심을 토큰화 예금이 맡고, 스테이블코인은 액면가 상환과 투명한 준비자산 관리가 보장되는 규제 아래 특정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규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결제 수단이 아니라 적절한 공시와 이용자 보호가 필요한 투자 상품으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용자는 ‘준비됐다’는 표현보다 상환 구조를 살펴야

이번 논쟁은 어느 자산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정이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을 판단할 때는 발행사별 최신 준비자산 보고서, 현금과 국채 등 자산 구성, 만기와 수탁기관, 상환 가능 대상과 수수료, 적용받는 규제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100% 준비자산’이라는 표현이 준비금 전부를 현금으로 보유한다는 뜻과 반드시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토큰화 예금 역시 발행 은행과 관할 국가, 예금자 보호 적용 여부, 중앙은행 결제와의 연결 방식이 중요하다. 따라서 두 진영이 내세운 비율이나 구호만으로 저축·결제 수단의 안전성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상품이 출시되거나 제도가 바뀔 때는 각 기관의 공식 약관과 최신 공시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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